[한줄요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내 출생 아동의 시민권을 제한하려던 행정명령에 대해 대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리자, 이를 '사법 정의의 실패'라 비난하며 재심리를 요구했습니다.
2026년 7월 9일자 기사 기준입니다.
또 시작이다. 법의 권위보다 정치적 선동이 앞서는 듯한 광경이 눈에 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대법원이 자신의 행정명령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즉각적인 재심리를 요청하겠다고 선언했다.

사건의 발단은 트럼프가 2025년 두 번째 임기 시작과 함께 서명한 행정명령이었다. 이 명령은 미국에서 태어난 아동이라 할지라도 부모의 체류 자격에 따라 시민권을 차등 부여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150년 넘게 유지되어 온 '출생 시민권' 원칙을 일방적으로 뒤집으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6대 3의 판결로, 대법원은 14조 수정헌법이 보장하는 시민권의 권리가 확고한 법적 원칙임을 재확인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의견을 통해 '시민권은 권리를 가질 권리이며, 우리는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못 박았다.
물론 트럼프 측의 반발은 거세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판결을 '사법 정의의 실패'라고 규정하며, 이 결정이 미국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의 클라렌스 토머스 대법관 등은 소수의견을 통해 부모의 체류 자격에 따라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이 미국 시민권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재심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1965년 이후 대법원이 이 정도로 중요한 사건의 재심리를 수락한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의회를 압박하며 헌법 개정까지 언급하는 등 정치적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만약 그의 주장대로 시민권 제한이 현실화된다면, 매년 약 25만 명의 아동이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무국적자나 불법 체류 상태로 내몰릴 위기에 처하게 된다. 법의 자의적인 해석이 가져올 사회적 혼란과 행정적 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번 재심리 요청은 단순한 법적 다툼을 넘어, 미국의 근간인 헌법 정신을 둘러싼 거대한 정치적 전쟁의 서막처럼 보인다.